중국 100세 노인 구혼광고에 신청자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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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1백세 노인의 구혼광고에 중국이 떠들썩하다.

주인공은 1900년생인 장커뱌오 (章克標) .젊은 시절부터 상하이 (上海)에서 작가로 활동했던 그는 아직도 저장 (浙江) 성 하이닝 (海寧) 시에서 글을 쓰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지난달 13일 상하이의 신문 신강복무도보 (申江服務導報)에 광고를 냈다.

새 부인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아직 마음은 늙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점점 커지는 고독을 감당키 어렵군요. 남자의 절반은 여자란 세상 이치를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젊음도 미모도 바라지 않습니다. 여자의 절반은 남자라는 삶의 이치를 이해하는 여인이면 족합니다.' 광고가 나가자 상하이 여인들의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적게는 25세에서 많게는 80세까지 나이도 제각각. 광고가 화제로 떠오르자 관영 신화 (新華) 통신은 '1월 26일 현재 20여명이 넘는 결혼 신청자가 밀려들었다' 는 실황중계 (?) 기사까지 실었다.

신강복무도보는 아예 1면 특별인터뷰로 章노인을 소개했다.

1백세의 노인이 신문사측 주선으로 몇 차례 선을 보는 동안 중국 사회학자들은 그를 연구과제로 삼기 시작했다.

개혁개방 이전인 20년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상이기 때문이다.

광고에 자극받은 젊은 세대는 부친과 사별한 어머니를 章노인에게 소개시키겠다고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발빠른 출판사들은 '구십자술 (九十自述)' '칠색초 (七色草)' 등 章노인의 저작 3편을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어서 1백세 노인의 결혼광고 파장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영향은 이제 노인들의 의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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