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설 과기원 의과학센터 유욱준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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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의과학 (醫科學) 센터는 질병과 인체에 대한 분자 (分子) 적 수준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국내 의학은 이번 센터의 출범으로 한 단계 도약을 시작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센터 유욱준 (兪昱濬.48.사진) 소장은 오는 11일 연구소 완공에 따라 국내에서도 의과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대덕단지 과기원내에 자리잡은 의과학센터는 지상 8층, 지하 1층으로 이 분야 국내 최초의 전문 연구기관이다.

그는 "뇌의 부위별 기능을 밝히는 뇌연구지도 작성과 유전적 문제로 생기는 청각장애.윌슨씨 병 등이 주 연구대상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임상의학적인 접근만으로는 충분한 이해나 치료에 한계가 있는 의학의 분야들. 미래학문으로 떠오르는 신경생물학과 인체유전학에 연구력을 모으겠다는 설명이다.

兪소장은 국내 의학.생물과학 분야의 인력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질도 높아 의과학센터가 2000년대 초반에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능하다면 10여년내에 이 분야에서 세계 톱10에 들도록 연구분위기를 잡아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명성있는 학자라면 힘닿는 데까지 모셔올 생각입니다. " 그는 또 의과학센터를 국내 의대의 커뮤니케이션 센터로 만드는 것이 욕심이라고 말했다.

의과대학이 우수한 인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순혈 (純血) 주의를 앞세우는 바람에 학문교류가 안됐던 단점을 의과학센터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미 9백명 가까운 국내 대학.종합병원 의사들이 1주일 일정으로 이 곳을 방문, 관심을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의과학센터는 출범부터 작지 않은 암초에 부딪혔다. 정부의 인력동결 방침에 따라 인력 유치가 쉽지 않은 것. 하지만 兪소장은 안되면 연구비를 쪼개서라도 꼭 유능한 학자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덕단지 =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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