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씨 친척-심 고검장 '측근'…남기춘씨 역할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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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종기 (李宗基) 변호사의 친척으로 알려진 남기춘 (南基春.39.사시25회) 검사가 과연 대검 주장대로 심재륜 (沈在淪) 고검장의 전령사 역할을 했을까.

이원성 (李源性) 대검 차장은 2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沈고검장이 부하검사를 대전지검에 보내 李변호사를 특별면회토록 하고 혐의사실을 번복토록 말을 맞추려 했다" 고 주장했다.

沈고검장과 南검사가 15년간의 나이차를 넘어서 사실상 '스승과 제자' 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은 검찰 주변에 널리 알려진 얘기다.

89년 沈고검장이 서울지검 특수1부장 시절 신설된 강력부장을 겸임하면서 南검사가 강력부 검사로 근무한 것이 인연의 시작. 호탕한 성격에 폭탄주를 즐기는 두 사람은 南검사가 지난해 대구고검으로 발령난 이후 더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南검사는 문제가 된 沈검사장의 성명서를 직접 타이핑해준데다 27일 沈고검장과 함께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南검사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 라는 반응이다.

南검사는 "지난 25일 검찰이 편의를 봐줘 대전지검에서 외사촌형인 李변호사를 20여분간 만나 집안 얘기를 했다" 며 "沈고검장의 메시지를 전한 바 없다" 고 잘라 말했다.

그는 "李변호사의 연배가 나보다 한참 위이기 때문에 내가 잘 얘기한다고 해서 들을 사람이 아니며 李변호사가 수사와 관련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해 가급적 피했다. 沈고검장도 뭘 알아봐 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아니다" 고 항변했다.

그는 "만나본 결과 李변호사는 정신적 공황상태에 있는 것 같았다" 고 덧붙였다.

南검사는 서울지검.법무부.청와대 파견 등을 거치며 동기중 선두그룹을 형성해 왔으며, '양은이파' 의 두목 조양은 (曺洋銀) 씨 등 국내 주요 폭력조직들을 검거한 강력수사통으로 유명하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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