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재수입조짐에 금값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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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해 세계 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세를 보이던 금값도 이미 강세로 돌아섰다.

세계금협회 (WGC) 는 27일 올해 세계 금수요가 지난해보다 33%가 늘어난 2천8백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WGC는 첫번째 이유로 아시아경제의 회복세를 들었다.

지난 97년7월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 여파로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했던 금을 대량 수출했으나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보유량을 예전 수준으로 늘리려 한다는 것.

실제로 한국과 태국.인도네시아 3국은 지난해 '금모으기 운동' 을 통해 수집된 금 5백톤을 수출했으나, 최근 지난해 수출한 금을 다시 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게 WGC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세계 금시장에서 온스당 2백85달러를 밑돌던 금값은 올들어 2백87달러를 웃돌고 있다.

금수요 폭발의 또 다른 원인은 중국이다. 전통적으로 토끼해를 운좋은 해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올해는 지난해 보다 결혼을 30%나 더 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중국 당국의 예상이다.

따라서 예물등 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게 홍콩 금거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외환보유고중 금 비율을 높이려는 것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외환보유고는 1천4백50억달러지만, 이중 3%인 43억달러 정도만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의 15%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

이 때문에 WGC관계자들이 최근 중국을 방문, 금 보유율을 높이도록 권유했고 중국당국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컴퓨터 인식오류 문제인 Y2K로 인한 불안감도 금사재기를 부를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00년에 컴퓨터 작동오류로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다면 믿을 건 금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에서는 금광산 주식값이 오르고 있고, 광산에 대한 투자도 증가추세라고 WGC는 밝혔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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