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다독이는 DJ] 설훈의원 보내 의중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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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간접대화' 를 진행 중이다.

중개역은 국민회의 설훈 (薛勳) 의원. 薛의원은 지난 21일 상도동을 방문, YS의 청문회 증언.차남 현철씨 사면문제 등 YS 최대의 관심사에 관한 DJ의 솔직한 의중을 전달한 사실을 27일 공개했다.

薛의원은 YS에게 "金대통령이 지난해 8.15 특사를 앞두고 정무수석을 통해 법무부가 현철씨의 사면을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며 "대통령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있더라" 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YS의 청문회 증언과 관련해 서면 또는 비디오 증언방식을 제안하고 "DJ는 YS를 절대로 괴롭힐 생각이 없다" 는 사실을 강조했다는 말도 소개했다.

대통령이 YS를 적대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YS는 청문회 증언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으며, 현철씨 사면문제에도 '깊은 관심' 을 기울였다고 薛의원은 전했다.

薛의원은 "YS에게 역지사지 (易地思之) 하는 마음을 가져줄 것과 두분이 손잡고 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말씀드렸다" 고 했다.

그는 이어 "상도동 가신들이 감히 못하는 얘기를 모두 다했다" 면서 "우리도 야당할 때 청와대를 오해한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았다는 점도 말씀드렸다" 고 털어놓았다.

그는 상도동에서 나온 뒤 청와대를 찾아가 DJ에게 YS와의 대화내용을 보고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주 상도동을 찾아가겠노라고 했다.

'동교동 비밀병기' 로 불리는 薛의원이 어떤 식으로 YS를 달래고 대통령과의 관계개선을 유도해 나갈지 주목된다.

전날 김상현 (金相賢) 국민회의 고문이 대통령과의 면담내용을 공개한 데 이은 薛의원의 공개 자체도 관심을 끌 만하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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