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원맨쇼'… 나래 3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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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플레잉 코치 발령을 받은 20일, 프로농구 나래의 간판 허재는 SK전에서 불과 5분30초만 뛰고 내내 벤치를 지켰다.

다친 오른쪽 종아리에 얼음붕대를 감은 채. 그러나 허재의 표정은 흡족해 보였다.

나래는 20일 원주에서 벌어진 SK와의 98~99프로농구 세번째 대결에서 한차례 리드도 빼앗기지 않고 일방적으로 리드, 1백1 - 78로 3연승을 구가했다.

나래는 이날 승리로 15승10패를 마크, 삼성.대우.기아와 공동 3위에 올랐다.

8위 SK는 2연승의 오름세가 꺾이면서 10승15패를 기록해 7위 SBS에 1게임차로 밀렸다.

나래는 운이 좋았다. 최명룡 감독의 작전은 허재를 반드시 필요로 했지만 나래는 허재 없이도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서장훈.현주엽.숀 재미슨이 버티는 SK의 벽을 넘기 위해 최감독은 '아이졸레이션' 이라는 간단한 작전을 들고 나왔다.

공격진용을 넓게 세워 SK의 포스트맨들을 분산시키고 빠른 선수들의 1대1 돌파로 승부를 건 것이다.

허재가 없으면 곧잘 자제력을 잃는 토니 해리스 (25득점.9어시스트)가 허재의 코치승진을 축하하듯 두 사람 몫을 해냈다.

1쿼터 4개의 슬램덩크를 퍼붓고 전반 종료 순간에는 22m짜리 3점포를 꽂는 등 운도 따랐다.

SK는 해리스의 재빠른 돌파에 허둥대며 전반을 40 - 51로 밀렸다.

SK가 나래의 돌파를 견제하기 위해 안으로 몰리자 신종석 (16득점).신기성 (14득점.13리바운드) 의 3점포가 터져 5분30초쯤 40 - 28로 달아나는 장면이 분수령이었다.

나래의 수비도 만점에 가까웠다. 센터 데릭 존슨을 정점으로 이뤄지는 나래의 골밑 수비는 협력수비의 교과서를 펼친 듯했다.

SK는 현주엽이 20득점했지만 서장훈 (19득점).재미슨 (18득점) 모두 기대에 못미쳤다.

원주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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