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돌, 사는 곳에 따라 만원씩 차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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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것처럼 이제 약값이 싼 약국을 찾아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유재중 의원실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인이 많이 쓰는 50대 의약품(다소비 일반약)의 전국 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에 따라 최대 1만원 넘게 가격 차이가 나는 약도 있었다. 전국 시·군·구별 평균 약값을 비교한 결과다.

잇몸질환치료제인 '인사돌'은 울릉도에서 100개들이 한박스에 3만5000원을 받고 팔고 있었지만, 경남 진해시는 평균 2만4600원으로 1만400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순환기계질환치료제인 '써큐란연질캅셀'은 120개들이 한통이 최고 2만5000원에서 최저 1만4900원까지 차이가 났다. '솔표우황청심원액'은 50ml 한 병이 제주 서귀포구에서는 평균 4330원이지만 대구 수성구에서는 1440원이면 살 수 있다. 쌍화탕 1병도 경북 청도군에서는 850원에, 마산시에서는 350원이 평균가격으로 500원이나 차이가 났다.

게므론코큐텐정이 가장 약값 차이가 심한 약이었다. 90개들이 한통이 1만7000원에서 최고 4만원까지 2만3000원이나 차이가 졌다. 가격대비 편차가 가장 심한 약은 솔표우황청심원액(3.5배)이었다.

지역별로는 운송비 부담이 많이 드는 울릉도가 대부분의 약값이 가장 비쌌다. 다른 곳에서 400원하는 박카스 100ml 1병을 울릉도에서 사먹으려면 600원을 줘야 한다.우루사연질캅셀 60개들이 한통은 최저 1만7000원에도 살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2만5000원을 내야 한다.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이들 일반의약품 가격은 종전에 제조업자가 표시하는 '표준소매가격제도'에서 지난 1999년부터 약국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하는 '판매자 가격표시제'로 전환됐다.유재중 의원은 "약품 유통단계가 복잡해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국민의 건강주권과 관계된 일인 만큼 약값만큼은 경쟁을 유도해 편차를 줄이려는 관계당국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소비 일반약 가격조사=보건복지가족부는 해마다 2차례씩 소비량이 많은 의약품 50개를 선정, 가격조사표를 발표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2008년 상반기 가격을 조사 발표했지만 ▶서로 다른 용량의 의약품을 같이 비교하고 ▶조사를 맡은 직원이 엉뚱한 곳에 가격을 잘못 기재하는 등 각종 오류가 발견돼 물의를 빚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번 2008년 하반기 가격조사에는 트라스트 패취를 3매들이 1팩과 7매들이 1팩으로 나누는 등 세분화하고 시·군·구별 최고가와 최저가·평균가를 모두 조사했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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