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여행객들 자국어 안내문 없어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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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곳이 뭐하는 곳입니까. 제발 좀 알려주세요. " 지난해 10월말 한국을 찾은 스기야마 세이지 (杉山誠一) 씨는 귀국에 앞서 시간을 쪼개 한국관광공사에 불편을 호소했다.

경복궁에 가보니 일본어 설명문이 없고 덕수궁도 일본어 설명문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무척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관광표지판은 외국인관광객들이 만나게 되는 그 나라의 얼굴. 정부가 관광을 올 5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삼은 시점에서 시급히 고쳐할 것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수도권 19개 관광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관광표지판 실태조사를 보면 대부분의 외국인관광객들이 허술한 관광지 안내판때문에 고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말 전통민속공연을 하고 있는 서울놀이마당은 주변에 잠실롯데월드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있어 한번쯤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곳. 하지만 외국어 표지판이 없어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은 우리의 문화를 접하면서도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는 화장실을 알려주는 픽토그램이 없어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기도 했다.

20세기 최후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임진각은 최고의 안보관광지이지만 한자권 관광객에겐 너무나 낯선 장소. 국문.영문 안내판은 있지만 한자로 된 표기판은 전무하기 때문에 중국관광객들에게는 의미없는 관광지다.

깃발식 단체여행자에서 개별 여행자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 요즘 세계관광여행의 패턴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사람의 외국인 관광객이 절실한 상황에서 관광객들에게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표지판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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