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1억 화투…부유층 '도박꾼' 무더기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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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액 도박판을 벌여온 부유층 주부와 골프도박 사범.조직폭력배 등 1백3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 (朴英洙부장검사) 는 18일 계모임 회원들과 거액의 판돈을 놓고 도박해온 혐의 (상습도박.도박개장) 등으로 박옥주 (朴玉珠.41.여.무직) 씨 등 53명을 구속기소하고 朱모 (32.종업원) 씨 등 30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金모 (41.무직) 씨 등 20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적발된 사람들은 부유층 상습도박 관련 30명, 조직폭력배 개입 도박사범 21명, 속칭 '땅콩파' 16명, 사기도박사범 8명, 골프도박 사범 11명, 승려 도박사범 17명 등이다.

구속된 곽은자 (郭恩子.53) 씨 등 부유층 주부들은 96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서울시내 가정집에서 하루 최고 1억원의 판돈을 걸고 '싸리섯다' 도박을 해온 혐의다.

이 도박판에는 모 재벌그룹 사장의 전 부인 琴모 (44) 씨, 회계법인 간부 부인 林모 (52) 씨, 양말회사 사장 딸 金모 (42) 씨, 주류회사 임원 부인 申모 (51) 씨 등이 고정멤버로 참석, 수십억원씩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선열 (李善烈.51.전북골프협회 부회장.구속) 씨와 골프코치 孫모 (54.수배중) 씨 등은 자영업자.중소기업인 등에게 골프장 부킹을 해준 뒤 1타당 20만~60만원씩, 9홀에 5백만~2천만원씩 걸고 내기골프를 해온 혐의다.

한편 사기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방설자 (方雪子.53.여.구속) 씨 등 8명은 중소 건축업자들에게 공사발주를 미끼로 접근해 고스톱판을 벌여 W건설 대표 李모씨 등 15명으로부터 11억3천7백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인 등이 일거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도박에 빠져들고 있다" 며 "도박으로 이혼 등 각종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계획" 이라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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