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99프로농구]"서장훈이 변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14일 프로농구 SK - 현대의 대전경기에 출전한 서장훈을 지켜보며 농구관계자들은 "틀림없이 서장훈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 고 입을 모았다.

심판이 다소 모호한 판정을 해도 무덤덤, 동료가 실수해도 무표정, 상대팀 선수가 고의섞인 파울을 해도 시큰둥한 서장훈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서장훈은 이럴 경우 절대로 가만히 있을 선수가 아니었다. 그답지 않은 점잔에서 농구관계자들은 '문제' 를 찾아내려 애썼다. 그러나 서장훈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서장훈은 조용히 경기장을 떠났다. 자극적인 코멘트도 남기지 않았고 고개 숙인 동료 토니 러틀랜드를 위로하기까지 했다.

서장훈이 변하는 걸까. 포스트맨으로서는 국내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면서도 언제나 세련되지 못한 매너로 책잡히던 서장훈이 대전경기에서 보여준 차분함은 놀라웠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했을까. 본인은 "최근 몇 경기에서 심판들과 갈등을 빚었더니 동료들이 불안해했다. 내가 자제하지 않으면 팀이 흔들리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서장훈의 온화한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서의 거친 매너는 특유의 강한 승부욕과 무관하지 않다. 멋진 매너는 좋지만 승부욕까지 사라진다면 SK 입장에서는 손해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