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보잉사에 되판 점보1호기 무상기증 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국내 최초 도입 점보기인 B747기를 무상 기증받아 화제다. 이 점보기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3월 1천6백만달러에 보잉사에 팔았던 것으로, 1년도 안돼 '공짜' 로 되돌아 오게 된 것.

대한항공은 지난 73년5월 처음으로 점보기 (4백석급)를 도입하면서 대량 항공수송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기업의 사활을 걸고 점보기 도입 결정을 내렸던 조중훈 (趙重勳) 회장에겐 남다른 애정과 감회가 서려 있는 '애기 (愛機)' 이기도 하다는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창사 30주년에 맞춰 올 상반기중 준공 예정인 제주 항공박물관 옥외 전시장에 실물 대형 항공기를 전시키로 하고 보잉사측에 영구 보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보잉측이 이를 선선히 받아들였다" 고 설명했다.

보잉사가 운항 가능한 대형 항공기를 무상 기증한 것은 드문 일. 업계에서는 보잉사가 에어버스사와의 경쟁을 의식해 세계 여객 수송량 13위, 화물 수송량 2위를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요청을 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 점보기의 페인트 작업을 마쳤으며 다음주 제주 항공박물관 인근 정석비행장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이 비행기는 25년동안 8만4천여시간을 운항하며 6백만명을 실어 날랐으며 총 비행거리는 4천7백70만 항속마일. 지구둘레를 2천2백바퀴, 지구에서 달까지 1백15회 왕복한 셈이다.

김남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