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버릇들이기]아이 잘못할땐 곧바로 꾸짖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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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겨울방학. 아이의 나쁜 버릇들이 더 심해지는 것은 물론 이제까지 없던 좋지 못한 습관도 생길 수 있다. 아이의 나쁜 버릇들을 확 고쳐보자.

◇ 편식하는 버릇 고치기 = 주부 박재홍 (朴在洪.44) 씨는 12년 전 미국에서 살 때 일본식 편식고치는 법을 들었다.

아들이 멸치를 싫어하는 편식 버릇이 있다고 의논하자 일본인 주부는 '일본에선 대대로 아이들이 콩이나 멸치 등 몸에 꼭 필요한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투정하면 일주일 내내 그 반찬 이외에 다른 반찬을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고 조언했다는 것.

처음엔 다른 반찬을 만들어달라고 떼를 쓰지만 그래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억지로라도 그 음식을 먹게 되고 한 번 먹으면 맛이 들어 편식을 고치게 된다는 얘기다.

한국심리연구소 김희수 (金希洙) 연구원은 "그러나 4세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이런 엄격한 방법을 쓰기는 다소 무리" 라면서 "아이가 싫어하는 반찬은 다지거나 갈아서 다른 음식에 섞어 먹이면서 자연스럽게 길들이는 것이 좋다" 고 말한다.

◇ 남 배려하는 버릇 들이기 = 수양부모협회를 이끌고 있는 주한 영국대사관 박영숙 (朴英淑) 공보관은 아이들이 집 계단에서 뛰면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라고 호통을 친다.

버릇이 들다 보면 공공장소에서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멋대로 뛰어다니게 되기 때문. "뛰면 번거로워진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얌전히 걸어 올라가는 것이 몸에 배게 된다" 고 말한다.

◇ 떼쓰는 버릇 고치기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살고 있는 교포 박선희 (朴善姬.47) 씨는 미국인 친구 집에 저녁식사 초대에 갔다가 몹시 놀랐다.

손님 앞에서 투정을 부리는 아이에게 분명한 어조로 경고를 하던 미국인 친구는 그래도 아이가 듣지 않자 손님이 와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이를 화장실에 가둬 버린 것. 朴씨는 "누가 보고 있던 없던 나쁜 버릇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한다" 고 전했다.

독일에서 살다 온 주부 박연주 (朴蓮珠.53) 씨는 "독일주부들은 백화점이나 시장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물건을 사달라고 떼를 쓰면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 고 말한다.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는 손목을 때리며 주의를 주고 그래도 안 들으면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 엉덩이를 친다. 체벌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떼써도 소용없다는 것을 아이가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

◇ 다른 곳에 아이를 보내도 버릇 고치기는 꾸준히 = 4년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 살았던 문미숙 (文美淑.38) 씨는 초등2년생 아들 친구의 엄마였던 미국인 주부에게 배운 바가 많다.

"우리집에 몇시간 놀러 보낼 때도 요즘 음식을 먹기전 손을 씻는 버릇을 들이고 있는데 참고해 달라는 내용을 알려오곤 했다" 고 文씨는 들려준다. 받아들이는 쪽이 크게 번거롭지 않은 범위 내에서 친척 혹은 친구 집에 아이를 보낼 때 아이의 버릇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예의바르게 부탁을 해두는 것. 다른 곳에 보내기 전 아이에게 다짐을 받아두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TV시청 제한' 등 벌칙을 정하기도 한다.

한국자녀문제상담소 정송 (鄭宋) 소장은 "버릇없는 아이는 부모가 그렇게 키운 것" 이라고 강조한다. 영국 토니 블레어수장 가족의 교육 신조도 '아이의 잘못을 그냥 놔두는 것은 계속 그러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다' 는 것이다.

당장에라도 나쁜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마음먹고 일관성 있게 아이를 대하면 언젠가는 바로잡아지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해보니 안돼서 저렇게 또 해보고' 하는 식으로 원칙 없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것.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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