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반도체사업 포기…지분 100% 현대전자에 넘기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LG가 반도체 사업을 완전 포기, 계열사인 LG반도체를 현대에 넘겨주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진통을 겪어온 현대 - LG간 반도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이 일단락되게 됐다.

채권단은 7일 협의회를 열어 지난해말 이후 계속돼온 신규여신 중단 등 LG반도체에 대한 금융제재를 풀기로 했다.

LG 구조조정본부 강유식 (姜庾植) 사장은 6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LG반도체의 모든 지분을 현대전자에 1백% 양보키로 결정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조치로 향후 5년간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약 62억달러 (7조4천억원) 의 시너지 효과중 상당 부분을 프리미엄으로 요구하겠다" 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G는 LG반도체를 가져간 현대전자의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주식 일부를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리 (스톡옵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반도체 주식가격 평가와 관련, 양사는 이번에 평가를 맡았던 아서 디 리틀 (ADL) 사가 아닌 제3의 기관을 선정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정몽헌 (鄭夢憲) 현대회장과 구본무 (具本茂) LG회장이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이에 합의했다.

具회장은 또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30여분간 청와대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을 방문, 반도체 빅딜 수용 의사를 밝혔다.

具회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고뇌를 했으나 기업구조조정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타 분야의 주력기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기로 결심했다" 고 말했다고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金대통령은 具회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는 의견을 피력했다.

具회장은 이날 밤 늦은 귀가길에 본사기자와 만나 "모든 것을 다 버렸다.

현대가 모두 가져갈 것" 이라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현대전자는 오는 4월까지 비반도체 사업부문을 분리하고 자산매각 및 연구개발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연홍.홍승일.이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