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노인들에 인기 개그맨 최성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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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타잔이 10원짜리 팬티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 아아아~. ' 지난 91년 MBC 코미디 프로 '오늘은 좋은 날' 에서 '빛나리' 로 데뷔한 개그맨 최성훈 (38) 이 전국에 유행시킨 '타잔송' 의 일부다.

올해로 연기무대에 들어선지 8년째가 되는 최성훈. 그는 현재 가장 바쁘게 동분서주하는 연예인 중의 한 명이다. SBS가 지난해 '홈런을 때린' 오락 프로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에서도 전국을 돌면서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 순례한 마을만 50여곳. 전남 해남에서부터 중국 조선족 마을까지 곳곳을 누볐다. 한 마을 촬영에 사흘이 걸리니 일년의 반 정도를 시골에서 보낸 셈이다. 흙냄새.사람냄새가 진득한 우리의 고향에서 말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고향을 향한 그의 발길은 정초부터 쉴 틈이 없다.

"제가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예전에 연기할 땐 연기로 끝났는데 지금은 인생을 공부하는 느낌입니다." 막연했던 고향에 대한 감정도 보다 구체화됐다고 말한다.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울고 웃으면서 인생의 참뜻을 돌이키는 자리가 됐다고 한다.

그가 전해주는 사연 한토막. "전북 익산에는 집 나간 아들을 34년 동안 기다리고 있는 노부부가 계십니다. 자식을 가슴 한쪽에 묻어두고 지금도 변함없는 자식사랑을 보여주고 계시죠. " 한마디로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는 전기가 됐다는 것.

3년 전 인테리어 사업에서 흑자부도를 내고 한참동안 침체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의 시련은 시골 노인들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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