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강동희 역전 3점포…기아,현대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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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선두 탈환을 눈앞에 둔 현대가 3일 부산에서 기아를 만난 것은 불운이었다.

2일 선두 삼성을 대파했지만 기아는 이틀이나 먼저 부산에 도착해 준비를 끝내놓고 있었다.

그리고 기아에는 강동희가 있었다.

강은 경기종료 1분19초전 경기를 뒤집는 회심의 3점포로 현대의 무릎을 꿇렸다.

강동희의 활약은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됐다.

강은 자신이 올려놓은 결승점을 지키려는 듯 현대의 박재현이 던진 3점슛을 블록슛, 승부를 결정지어 버렸다.

강의 활약에 힘입은 기아는 현대와의 98~99프로농구 정규리그 두번째 대결을 88 - 86, 2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현대의 연승행진은 6경기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기아는 이날 승리로 4연패의 부진에서 빠져나와 2연승을 거두며 11승7패를 기록, 공동 4위로 올라섰다.

현대는 시즌 6패째 (12승) 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창원에서는 LG가 삼성을 82 - 68로 누르고 13승6패를 마크, 삼성과 공동 1위로 나섰다.

LG의 선두 진입은 올시즌 처음이다.

삼성은 센터 버넬 싱글튼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SBS가 나산을 97 - 86으로 꺾고 3연승, 7승11패를 기록해 중위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날 현대를 맞은 기아는 곳곳에 덫을 친 채 현대를 기다렸다.

현대의 주포 추승균은 김영만에게 발목을 잡혀 제몫을 하지 못했고 조니 맥도웰은 제이슨 윌리포드에게 견제당해 위력이 반감됐다.

클리프 리드가 허리부상으로 빠진 것이 기아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동안 외곽 플레이가 많았던 윌리포드가 어쩔 수 없이 골밑에 자리잡자 현대의 조니 맥도웰을 견제하고 김영만이 함께 살아나는 효과를 낳았다.

기아는 팀워크가 흔들린 현대의 무수한 공격 실책을 틈타 전반을 45 - 41로 앞섰다.

기아의 김영만은 현대 추승균을 1대1로 돌파, 전반에만 21득점하는 맹활약을 보였다.

현대는 3쿼터부터 벤치를 지키던 유도훈을 리딩가드로 올리고 이상민의 공격기회를 늘렸다.

이때부터 전반에 위력을 발휘하던 기아의 수비 포맷이 현대의 맹공에 무력해지면서 기아의 공격마저 부진했다.

김영만은 3쿼터 무득점에 그쳤고 현대는 3쿼터 7분쯤 59 -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위기에서 기아가 버텨낸 것은 강동희의 활약 덕이었다.

강은 후반에만 24점을 퍼부으며 팀을 지켰다.

허진석.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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