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오래 누워서 책 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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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나 바닥에 누워 배 위에 책을 올려놓고 독서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자연히 머리를 반쯤 세워야 하고, 그러자니 앞으로 굽은 머리를 지지하기 위해 쿠션을 목 뒤에 적당히 받친다. 목·등·허리가 마치 ‘7자’ 모양을 만든다.

그렇다면 앞으로 꺾인 목은 목뼈(경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추는 7개의 뼈가 블록처럼 쌓이고, 이를 인대와 힘줄이 붙들고 있는 구조다. 똑바로 누운 자세로 목 뒤에 튀어나온 곳을 만져보자. 가장 많이 나온 부위가 경추 7번이다.

등뼈를 폈을 때 7개의 경추가 예쁘게 아치형을 이뤄야 건강하다. 이 상태라면 뼈끼리 잘 맞물려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용수철 기능을 한다.

그런데 경추의 커브가 약하거나, 1자목처럼 일직선이라면 뼈 사이의 틈새가 넓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어긋난다. 0.8㎜ 정도 어긋나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이 어깨 결림과 만성 피로·두통·수족 냉증 등이다. 이런 사람이 경추를 바로잡으면 쉽게 증상이 사라진다.

자신의 경추가 건강한지를 알려면 고개를 아래위, 그리고 좌우로 돌려보자. 고개를 젖혀 천장을 똑바로 보기 힘들다면 심각한 상황이다. 또 좌우로 돌렸을 때 한쪽이 다른 쪽보다 잘 돌아가지 않거나 90도 이상 각도가 나오지 않는 사람도 경추디스크 예비 환자다. 목을 돌릴 때 돌을 밟을 때처럼 우적거리는 소리가 나는 사람도 있다. 경추 마디뼈가 좁아져 생기는 마찰음이다.

근육과 인대는 부드러울 수록 좋다. 오랜 시간 한 자세를 취하면 근육과 인대에 경직이 오고, 이로 인해 목뼈가 뒤틀어진다. 목의 유연성이 곧 경추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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