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미아2파출소 노인 무료급식소로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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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점심은 굶을 줄 알았는데….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해줘 고마울 따름입니다.

" 23일 낮12시 무료급식소로 '변신' 한 강북구미아2동 옛 미아2 파출소 건물. 金모 (65.미아2동) 할머니가 성치않은 이빨로 식판에 수북이 담긴 밥과 두부무침을 입안에 떠 넣고는 주름살 투성이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짓는다.

金할머니는 이달 들어 점심을 제때 챙겨 먹을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다.

매주 월~금요일 이 곳을 찾는 할머니.할아버지는 하루 평균 1백~1백20명. 미아동 일대의 생활보호 대상자이거나 취로사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결식 노인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공간으로 자리잡은 무료급식소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미아2 파출소로 쓰이다가 경찰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근 북양파출소와 통합하면서 5개월간 폐쇄됐던 건물이었다.

마침 무료급식소로 이용할 공간을 찾던 대한적십자사 강북지회 김이분 (金二分) 총회장이 "멀쩡한 건물을 놀리지 말고 급식소로 쓰면 어떻겠느냐" 고 제안, 강북구와 북부경찰서가 흔쾌히 받아들여 '복지공간' 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곳을 찾은 노인들은 "경찰의 구조조정 덕을 우리가 보게됐다" 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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