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국방 해임안 표결처리 앞둔 여야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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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를 하루 앞둔 20일 여야의 분위기는 지난주와 사뭇 달랐다.

중압감을 느껴온 여권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표결처리를 끈질기게 내세워온 한나라당은 거꾸로 맥이 빠진 듯 했다.

표결을 하면 해임건의안 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계산 탓이다.

현정부들어 처음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2백99명)

과반수, 즉 1백5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은 1백37명이다.

참석가능한 의원은 1백33명. 와병중인 최형우 (崔炯佑).정재문 (鄭在文).제정구 (諸廷坵) 의원과 구속된 이신행 (李信行) 의원을 뺀 숫자다.

따라서 1백33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을 가정할 때 여당에서 17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와야 통과된다.

그러나 여야 모두 이같은 가능성에 고개를 젓고 있다.

관심은 자민련에서 일부 이탈세력이 나올지 여부. 그러나 내각제 개헌을 놓고 국민회의와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 하는 자민련 의원들이 이 시점에서 '일탈 (逸脫) 행위' 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읽은 국민회의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별도의 표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접근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해임건의안 관철보다 정치적 의미부여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세풍' 사건으로 이회창 총재의 리더십이 도전받는 가운데 당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시위 (示威)' 성 이벤트로 삼으려 한다.

이상렬.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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