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회사에 처녀·총각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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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결혼정보업체인 듀오 (대표 鄭聖翰)의 우승표(禹承杓) 실장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1백20평 사무실에 이어 올 7월 1년만에 1백평 규모의 사무실을 추가 임대했지만 그것도 비좁아 지하3층.지상8층짜리 건물을 보러다니는 중. 듀오의 경우 가입비가 58만5천원 (20회 미팅 주선). 하지만 불황에도 불구, 회원수는 지난해보다 배로 늘어 3만6천여 명.

업계 매출액 1위인 선우 (대표 李雄鎭)나 다른 업체들도 '콧노래' 가 절로 나오긴 마찬가지다. 이웅진 대표는 "IMF이후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안정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확실한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는 욕구 탓인지 사업이 확장 일로" 라고 말한다.

지난달 한 결혼정보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한 鄭모 (28.서울용산구한남동.회사원)씨는 "IMF이후 바빠지고 삭막해진 탓인지 미팅을 시켜주겠다고 나서는 친척이나 친구도 없어 아예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목돈 한번만 내면 만날 사람 선정은 물론 만날 장소와 그날 스케줄까지 조언해 줘 신경쓸 일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신규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IMF이후 새로 생긴 업체만 20여개. 사업체가 부도나는 어려움을 겪은 후 결혼정보업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은 듀비스 임수열(林秀烈) 대표는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덜 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창업자들이 결혼정보회사를 차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0억원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올해 1백50억원대로 늘었다. 기존의 '마담 뚜', 소규모 결혼상담소들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까지 합치면 1천억원대 정도. 내년엔 매출 5백억원대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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