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지 선정관련 IOC위원 돈받고 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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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마르크 호들러 (스위스.80)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집행위원이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둘러싸고 매표 등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폭탄 선언을 해 한동안 세계 스포츠계가 시끄러울 전망이다.

스위스의 변호사로 국제스키연맹 회장을 지냈던 호들러 위원은 13일 "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까지 4개 동.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투표에 부정이 있었다" 며 "대리인들이 표를 찍어주는 대가로 유치도시에 1백만달러 (약 12억원)까지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의 전면 개편을 위해 폭로를 결심했다는 그는 "1백15명에 이르는 IOC 위원 중 5~7%가 뇌물을 구걸하고 있다" 면서 "IOC 위원 한명을 포함한 네명의 대리인 그룹이 돈을 대가로 표를 던지기로 약속하는 행위에 관련돼 있다" 고 말했으나 이들의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호들러 위원은 개최지를 IOC위원 모두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집행위원회를 포함한 소그룹에서 책임있게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폭탄 선언에 대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즉각 "호들러의 발언은 극히 개인적인 것일 뿐 나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또 IOC는 서면으로 된 성명에서 "집행위원회는 호들러 위원이 밝힌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다" 고 밝혔으며 프랑수아 카라르 사무총장은 "충격적이다. 집행위원들이 모두 놀랐다.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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