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항공기 합병 힘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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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대 그룹의 빅딜 대상 7개 업종 가운데 반도체와 항공기 부문의 합병이 연내에 성사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나머지 5개 업종은 11일 업종별 구조조정계획이 확정돼 합병과 인수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현대와 LG의 반도체부문 합병은 '원칙적 합의' 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계속 팽팽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11일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 말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李위원장은 이날 외신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두 회사간 문화적 차이가 커 통합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고 밝혔다.

또 항공기부문은 이날 열린 사업구조조정 추진위원회 (위원장 吳浩根)에서 국내 방산수요만으로는 정상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돼 빅딜을 일단 보류하고 기존의 개별법인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항공기를 제외한 철도차량.석유화학.정유.선박용 엔진 및 발전용 설비 등 5개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은 일부 조건을 붙여 확정됐다.

추진위는 철도차량의 경우 합병법인이 출범 초기의 부채비율을 3백% 수준까지 낮춘다는 조건하에 채권금융기관들이 7백억~7백50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되 앞으로 부채비율을 2백%까지 낮추도록 했다.

석유화학에 대해서는 15억달러 규모의 외자가 유치되는 시점까지 1조5천억원의 차입금을 상환유예해주기로 했다.

정유의 경우 1조2천억원의 채무에 대해 5년거치후 5년간 분할상환토록 하되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또 출자전환 요청금액 1천4백억원에 대해서는 합병후 출자전환하거나 인수시점에서 5년거치.5년 분할상환토록 했다.

추진위는 그러나 발전설비와 선박용 엔진의 단일법인으로 선정된 한국중공업이 7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신청한 것과 관련, 타당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한편 추진위는 항공기의 경우 외자유치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지원을 다시 검토키로 했다.

김종윤.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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