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미니시리즈'천사의 키스'…현대인 물질욕 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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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4일 선보이는 KBS2 새 미니시리즈 '천사의 키스' (16부작.월, 화 밤9시50분) .두 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첫째는 침체한 KBS 드라마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여부. MBC 월화드라마 '애드버킷' 의 강세에 어떤 도전장을 낼지 주목된다.

내용에 비해 시청률은 낮았던 '짝사랑' 의 후속편이다.

제작진은 "자신있다" 는 태도. 둘째는 드라마로는 생소한 소재인 천사와 악마를 다룬다는 점. 인간에 내재된 선악의 이중주를 성공적으로 담아낼지 관심사다.

천사.악마는 기본적으로 서양의 전통에서 비롯됐고 한국인 정서에는 낯설기 때문. 제작진은 천사의 날개, 악마가 꿈틀거리는 장면 등 특수영상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물하겠다고 한다.

드라마는 무엇보다 물신숭배.출세주의를 파고든다.

주요 배경은 제약회사 신약연구부. 획기적 성기능 장애치료제를 개발한 장태주 (차승원 분)가 주인공이다.

연구결과를 애인 최세림 (박상아 분)에게 넘겨줬으나 결국 배신당하고 회사에서도 쫓겨나가자 악마 이묵헌 (조민기 분)에게 영혼을 팔아넘긴다.

그리고 다시 되돌아간 1년 전. 미래를 미리 알고 있기에 성공.출세는 보증수표. 그의 타락하는 영혼을 보살피고 구원하려고 인간으로 변신한 천사 한설화 (유호정 분)가 등장한다.

독일문호 괴테의 '파우스트' 를 차용한 듯한 느낌. 지식을 추구하는 파우스트 대신 물욕에 빠진 현대인을 우의적으로 꼬집는다.

하지만 작품의 기본성격은 멜로물. 태주 - 설화 - 세림의 3각관계가 중심축이다.

선악대결이란 묵중한 주제와 사랑이란 경쾌한 소재의 조화가 관건이다.

'젊은이의 양지' '파랑새는 있다' 를 연출간 전산PD가 지휘봉을 잡았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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