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R&B 데뷔 음반 낸 기대주 '제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갓스물의 신인가수 제이가 주목거리다.

막 나온 그녀의 데뷔 음반은 두텁고 고급스런 프로듀싱으로 호평받고있다.

그녀의 목소리 자체는 아직 '고급' 이라 단언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기름진 리듬 앤드 블루스와, 단아한 발라드를 아우른 음색이 개성있다.

그녀는 R&B특유의 페이크 (Fake - 목소리 흐리기) 기법과 흑인 느낌이 제거된 팝적인 창법에 두루 가능성을 보인다.

제이의 음반은 신인치고는 드물게 두장으로 구성돼있다.

팝적인 '블루' 와 R&B적인 '골든 드림스' .프로듀서인 심상원은 KBS 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로 스네어.베이스 드럼 등 다채로운 리듬소스를 조합해 힙합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리버브 (소리울림) 를 쓰지않아 매끈하게 들리는 머릿곡 '목소리를 위한 발라드' 는 다니엘 리카리가 오래전 히트시킨 샹송곡. 제이는 화제성도 지녔다.

히식스 출신 정희택의 딸이며, 여가수 정훈희의 조카인 것. 그러나 음악적 고집이 강해 음반제작은 2년의 산고를 겪었다.

1살때 아버지를 따라 도미, 18년간 미국서 산 그녀는 트로트 느낌이 들어간 한국형 R&B를 거부하고 본격적인 R&B를 부르기 원했던 것. 지난 5월 그녀의 목소리를 간파한 심상원이 참여할 때까지 음반은 윤곽을 잡지못했다.

제이의 창법은 박정현.김조한 등 고스펠에 영향받은 다른 재미교포 가수들과 달리 소울에 뿌리가 있다.

휘트니 휴스턴 같은 화려한 음색의 모타운계 소울 가수들이 그녀의 영웅. 그러나 데뷔음반에서는 나이지리아 출신 여가수 샤데이처럼 편안하고, 부담없는 창법을 택했다.

"샤데이 수준엔 멀었어요. 2집, 3집으로 갈수록 저만의 색깔을 찾아야죠. " 그녀는 겸손하고도 솔직하게 말한다.

"제 노래에 터뜨리는 맛이 부족하다는 말을 종종 들어요. 그러나 R&B는 지

르는 노래가 아니라 구절 구절을 되씹어 들어야 맛이 나는 노래죠. 제 노래가 그렇게 감상되는 경지에 이르려면 일단 많이 알려져야할 것 같아요. 편안한 발라드 '굿바이' 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건 그 때문이랍니다. "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