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식품 안전여부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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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전자 조작이 의심되는 콩이 5일 국내에 첫 반입됨에 따라 이런 콩의 안전 여부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유욱준(생물과학과) 교수는 "조작된 유전자 그 자체가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고 확언했다.

조작된 유전자든 보통 유전자든 화학적으로는 똑같은 핵산이라는,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는 물질로 만들어지기 때문. 그러나 그는 "조작된 유전자가 독성물질을 만들도록 설계된 것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고 단서를 달았다.

예컨대 인체에 치명적인 곰팡이 독을 만드는 유전자를 토마토나 감자에 이식시켰다면 유전자가 아니라 이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독성물질에 의해 피해를 입는다는 것. 이번에 들여온 콩 가운데는 제초제에 저항력을 가진 유전자가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전자는 제초제를 분해하는 물질을 생산, 저항력을 갖게 하는 것. 그러나 이 유전자는 물론 제초제 분해 물질 역시 아직까지 인체에는 해가 없다는 게 유전자를 조작한 미(美) 몬산토 측의 주장이다.

서울대 이종섭(분자생물학과) 교수 역시 "제초제에 견딜 수 있는 유전자를 가졌다는 사실 만으로 인체에 유해할 수는 없다" 며 "다만 제초제에 내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농약에 더 자주 노출됐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즉 잔류농약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유전자 조작 콩이 아니더라도 식탁에 오르는 식품치고 유전자가 변형되지 않은 것은 없는 실정. 벼만 해도 다른 품종과 교배를 통해 인위적으로 유전자가 바뀌었다.

소나 돼지 역시 이런 식으로 조작을 거치기 때문에 천연의 유전자를 가진 것들은 극히 드물다. 다만 최근의 유전자 조작은 교배(交配)라는 전래의 육종학적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유전자 하나 하나를 분자생물학적으로, 즉 미세하게 통제함으로써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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