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등 통영앞바다에 방류…바다목장 착착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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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달 23일 오후 경상남도 통영군 동경 1백28도 북위 34도 일대 통영 앞바다. 잠수복을 입고 산소통을 등에 맨 한국해양연구소 명정구(明正求) 박사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明박사는 이날부터 사흘간 계속해서 잠수부 2명과 함께 수심 10~15m까지 잠수해 7~10㎝ 크기의 우럭 5만 마리와 볼락 1만 마리를 인공어초 사이사이에 찔러 넣었다. '바다목장' 의 본격적인 첫발이 내딛어졌다.

통영앞바다 청정해역 20㎢에 풀어놓은 이 물고기들이 수확가능한 크기로 자라게 되는 2년 뒤를 포함 2006년까지 이곳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들이 계속될 예정. 먼저 바다 밑바닥에는 물고기들이 멀리 도망가지 않고 부근에서 머물 만한 어초가 무엇인지 연구해 인공적으로 적당한 인공어초를 탐색하게 된다.

아직은 물고기가 좋아하는 어초의 종류를 밝히는 초보적인 단계지만 머지않아 인공배양으로 어초를 만들어내 2001년부터 물고기가 좋아하는 위치에 심을 예정. 바다에 떠 있다가 하루에 한번 먹이를 내보낼 때 음파를 발신해 물고기들을 끌어모으는 자동음향급이기도 설계 단계.

바다목장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해양연구소 김종만(金鍾萬) 박사는 "일본은 이미 음향급이기가 상용화됐지만 너무 비싸고 크기가 커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을 추진중" 이라고 말했다. 파도를 없애는 소파제, 해류의 방향을 바꾸거나 해류의 흐름 자체를 없애는 용성장치도 개념설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 연구가 2000년대 초반에 결실을 맺게 되면 현재 만(灣) 안쪽에만 있던 양식장들을 먼 바다로 옮겨 바다오염을 피할 수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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