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회담 이모저모]역사인식 놓고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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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일 공동성명이 역사인식 문제에 걸려 서명이 불발된 가운데 장쩌민 주석은 곳곳에서 일본인사들과 역사문제와 관련, 매운 설전을 벌였다.

○…중.일 공동성명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5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발표. 일 외무성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조정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한 데다 공동성명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 고 해명.

그러나 한 외교소식통은 "정상회담 종료와 동시에 양국어로 공동성명이 배포되는 관행에 비춰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 며 "江주석은 공산당내 강경파와 군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오부치 총리도 자민당내 보수세력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국내정치적 이해 때문" 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주요신문들은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을 이틀간 1면 톱으로 보도한 반면 이번 중.일 회담은 26일 석간에서 1면 3, 4번째 기사로 비교적 작게 다뤄 대조를 이뤘다.

이에 대해서는 "김대중대통령이 유연한 자세로 일본에 접근한 반면 江주석은 일본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는 일본내 불만이 반영된 것" 이라는 해석도 대두.

○…江주석은 전직 총리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 (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우리는 과거를 반성하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선린우호 관계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밝히자 "단, 역사를 잊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며 일본측 역사 인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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