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기금 첫 집행…동원·하림·우영 혜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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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설립된 '기업 구조조정 기금' 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26일 4개 기업 구조조정 기금 가운데 하나인 한강 구조조정 기금의 운영회사인 스쿠더 켐퍼 인베스트먼트사가 ㈜동원.㈜하림.㈜우영 등 3개 업체를 투자 대상으로 확정, 총 6백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탄광업계 2위인 동원에는 전환사채(CB) 1백억원어치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1백억원어치를 매입해주기로 했다.

동원은 무연탄 부문의 영업 실적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으나 아르헨티나 광구 매각으로 약 3천만~4천만달러의 수입이 예상되는데다 탄광지역 카지노 사업 지구가 이 회사 부지로 결정돼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한강기금은 설명했다.

하림은 국내 최대 닭고기 및 닭 사료 생산업체로 2백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매입해 준다. 하림은 환율상승으로 원재료비 부담이 늘어난데다 외화 리스료가 큰 폭으로 뛰어 자금난을 겪고 있으나 최근 2천9백만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컴퓨터용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우영은 컴퓨터용 커넥터 등의 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는 등 기술력은 있으나 95년까지 무리한 설비투자로 부채비율이 높아진 업체여서 금융비용 부담만 덜어주면 사업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강기금은 이 업체에 대해서도 2백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사주기로 했다.

한편 한강기금 외에 ▶자본금 6천억원인 서울 부채조정기금(운영 로스차일드) ▶자본금 3천3백34억원인 아리랑 구조조정 기금(운영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 앤드 트러스트) ▶자본금 3천3백33억원인 무궁화 구조조정 기금(운영 템플턴) 등도 조만간 투자 대상 업체를 선정,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4개 구조조정 기금의 총 자본금이 1조6천억원에 달해 회사당 2백억원씩 지원할 경우 연간 80개 업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 며 "기금의 지원으로 조기 회생하는 업체에 대한 투자금은 곧바로 회수, 다른 업체에 재지원하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 구조조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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