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앙독서감상문대회 2년연속수상 함정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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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70세 할머니가 국내 최고 권위의 중앙독서감상문 대회에서 2년 연속 장려상을 받아 화제다.

현재 강원도원주시에 거주하는 함정금 (咸貞金) 할머니. 지난해에는 남북이산 가족의 아픔을 다룬 논픽션 '아들아 내가 가랴, 네가 오랴' 로, 올해에는 소설가 박완서씨가 젊은 세대들에게 주는 충고가 담긴 '사람노릇, 어른노릇' 으로 영광을 안았다.

"이제 죽어도 소원이 없어요. 많이 배운 대학생.일반인들과 겨뤄 승리했다는 기쁨에 밤잠도 설쳤지요. "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咸할머니의 노력이 얼마나 지극한가를 금방 알 수 있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 항상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살았고, 노안 (老眼) 으로 오랫동안 책을 읽기 힘들기 때문에 책 한 권 읽는데 1주일이 걸린다고. 한번으론 뜻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같은 책을 보통 2~3번 읽는다고도 했다.

그리고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치고…. 감상문 한편 완성하는 데 보통 한달이 걸렸다.

"아이들 5남매를 다 키우고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밥하랴,빨래하랴 어디 시간이 있었나요. 11년 전부터 책을 파고들었지요. " 지금은 북한땅이 된 강원도김화군통구면현리가 고향인 咸할머니의 최종 학력은 중졸. 1946년 중학교를 마치고 초등학교 교사 4년, 군청 공무원 2년을 거친 후 줄곧 전업주부로 생활해왔다.

"남편이 싫어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어요. 자기한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불평도 많았죠. 그러나 지금은 제 자랑을 하고 다녀요. " 咸할머니는 특히 주부들에게 독서를 강조했다.

"남편은 앞으로 가는데 부인만 뒤처질 수는 없죠. 독서를 통해 삶의 폭을 넓혀야해요. "

글 = 박정호.사진 =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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