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가지 주얼리만 해야 한다면 크리스털 반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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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의 변신은 무한합니다. 나만의 멋을 찾고 싶다면 크리스털 주얼리를 골라 보세요.”

분홍빛 크리스털과 투명한 크리스털이 촘촘히 박힌 반지가 나탈리 콜린(44)의 손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는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2006년에 영입돼 백조 로고를 응용한 ‘스완 플라워’ 등 최근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방한한 그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만났다.

나탈리 콜린은 ‘무한 변신’이 가능한 크리스털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천연석은 자원이 한정돼 있고 색상도 제한돼 있죠. 반면, 사람이 모래와 물을 이용해 만들어 내는 크리스털 주얼리는 기술만 있다면 색이든 크기든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어요.” 설명을 돕기 위해 그가 보여준 것은 주먹만 한 크리스털이 보랏빛 물방울을 품고 있는 모양의 장식품이었다. 매끈하게 잘 깎인 크리스털 표면은 반사된 빛들로 눈부셨고, 속에 든 물방울은 묘하게 또 다른 빛을 냈다.

“크리스털 주얼리의 장점은 자신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맞춰 괜찮은 장신구를 살 수 있다는 거죠.” 콜린은 “크리스털이 천연 보석보다 대중적인 이유는 가격”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과 잘 맞지 않는데도 명품이라고 비싸도 무턱대고 사는 소비자는 이제 별로 없어요. 가격은 합리적이고 자신의 취향은 최대한 만족시키는 제품을 반기는 현명한 고객이 훨씬 많습니다. 그들이 크리스털 주얼리를 찾는 소비자들이죠.” 실제로 가공이 잘된 크리스털 귀고리는 언뜻 보기엔 천연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빛을 낸다. 그러나 가격은 5만~10만원.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착한’ 가격이다.

문제는 바로 이런 가격대와 화려한 색상 때문에 크리스털 주얼리를 ‘애들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콜린은 크리스털 주얼리가 중년 여성들에게도 잘 어울린다며 스타일링 팁을 조언했다. “‘너바나’처럼 크고 굵은 반지를 하나만 해보세요.” ‘너바나’ 반지는 30만원대 제품으로 손가락 마디 하나를 덮을 정도로 굵고 과감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검정ㆍ보라ㆍ분홍ㆍ초록 등 색상도 다양하다. “크고 화려한 목걸이나 귀고리는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부담스러울 때가 많죠. 초보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은근한 감각을 드러내기 위해 주얼리를 딱 한 가지만 해야 한다면 반지가 제격입니다.” 이유는 이랬다. “화려한 귀고리나 목걸이는 시선을 얼굴로 모이게 하니까 다른 부분의 스타일링은 오히려 죽게 되죠. 반면, 손은 자유롭게 움직이니까 이때마다 살짝살짝 크리스털이 빛난다면 훨씬 세련되고 감각 있어 보이겠죠.”

콜린은 크리스털 주얼리의 색상을 고를 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옷 색깔과 맞춰 고르거나 보색을 고르는 게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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