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귀국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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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이 9박10일간의 외유를 마치고 귀국한 서울공항에는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 등 정부 각료와 조세형 (趙世衡)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등 당직자,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 등 1천2백여명의 환영인파가 나와 대통령을 맞이했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귀국 환영행사는 실내에서만 진행됐다.

金대통령은 오후 1시20분 아시아나 전용기편으로 정시에 도착, 공항 청사 2층 환영식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트랩을 이용해 청사로 들어왔다.

金대통령은 "여러분들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며 예정시간 10분을 훨씬 넘긴 20여분 동안 외유성과를 자세히 설명.

○…金대통령은 10분간 귀빈실에서 휴식을 취한 뒤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국민에게 드리는 인사말' 을 통해 먼저 "추운 날씨에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과 학부모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빌겠다" 고 말문을 열었다.

金대통령은 15분간 방문 성과를 보고하면서 무엇보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서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자신에게 베푼 극진한 대우를 '높아진 위상의 사례' 로 상세히 소개했다.

대통령은 "주룽지 (朱鎔基) 총리같은 사람은 만찬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부탁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내가 존경하는 마음에서 진심으로 하는 얘기지 외교적인 발언이 아니다.

걱정하지 말라' 라고 얘기하더라" 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金대통령은 기자회견 시작 무렵 다소 피곤하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회견이 진행되면서 특유의 달변으로 여유를 찾아 농담까지 곁들여 회견장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이견이 있지 않나" 는 질문에 "양국간에는 손도 잘맞고, 발도 잘 맞는다" 며 의견일치를 강조.

대통령은 또 장쩌민 주석과의 개인적 신뢰에 대해 말하면서 "같이 노래를 불렀는데, 내가 그 분보다 못불러 국민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은 노래 부르기에 프로급으로 소문이 나 있더라" 고 말해 또 한번 폭소를 자아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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