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상술]의류도 '체험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일단 한번 써보시라니까요' 식의 '체험 마케팅' 이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일정 기간동안 써보고 마음에 들면 사고, 아니면 반품하도록 하는 판매기법이 승용차.가전제품.생활용품에 이어 최근에는 백화점 의류매장에까지 등장했다.

대전 동양백화점 타임월드점은 얼마전부터 '남성의류' 에 이 제도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단 반품한 옷은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류는 체험마케팅 품목으로 적당하지 않은 품목으로 분류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백화점측은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60개 남성의류브랜드에서 각각 1점씩을 선정해 고객이 입고 싶은 의류를 응모한 뒤 추첨을 통해 착용기회를 주는 행사를 벌인다.

여기서 선정되면 일단 원하는 옷을 입어보고 20일안에 절반값에 사거나 반품할 수 있게 한 것. 이 행사는 개점기념으로 기획한 것으로 행사 시작후 4일동안 무려 3천5백여명이 응모했다.

백화점측은 '고객들이 어떤 디자인과 브랜드의 옷을 좋아하는지를 알아보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는 것. 지방백화점이라는 점에 착안, 대전지역 소비자들의 독특한 구매성향을 분석해 영업전략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 백화점의 남성복코너는 예전에도 고객이 좋아하는 상품을 뽑도록 하는 드레스셔츠 콘테스트.예복 콘테스트 등을 수시로 기획해 소비자가 좋아하는 색깔.디자인.브랜드 등을 파악하는 영업전략으로 유명하다.

이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소비자 성향을 옷 제작과 진열 등에 활용한 덕에 심각한 불황 속에서도 남성복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백화점측의 설명.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