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복지협 전북지부 시각장애인 컴퓨터교육 실효거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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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앞은 못보지만 그것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장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권기범 (權起範.29.전주시완산동) 씨는 1년전 질병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전혀 못보는 1급 시각 장애인이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은 정상인에 못지않게 능수능란하다.

워드프로세서를 마음대로 쓰고, 신문기사.책 등 자료를 검색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장했다 꺼내 본다.

또 PC통신 대화방에 들어가 네티즌들과 활발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인터넷을 헤집고 다니며 정보사냥도 나간다.

한국맹인복지연합회 전북지부가 전북도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시각장애인 컴퓨터교육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전주시완산동 맹인복지회관에서 權씨처럼 컴퓨터를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시각장애인은 모두 14명. 오전.오후 3시간씩 교육받고 있는 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5대에는 모두 음성카드가 내장돼 있다.

컴퓨터가 소리로 지시하고 출력은 점자로 된다.

맹인복지연합회 전북지부 이동기 (李東起) 회장은 "컴퓨터교육은 장애인들의 재활의지를 굳건히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들이 소망하는 것은 일시적인 금전지원보다 기능을 습득해 남의 도움없이 당당한 직업인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다" 고 말했다.

한편 연합회는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이 적지 않으나, 컴퓨터가 5대 밖에 없어 교육대상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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