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장부 1조2,000억 더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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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대자동차가 기아.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실사 결과 1조2천억원 이상의 순자산 부족액 (자산초과분 부채) 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18일 오전 기아입찰사무국에 제출한 실사종합보고서에서 '자산 규모가 당초 채권단 발표보다 1조1천억원이 적은데다 1천억원의 새로운 부채가 드러났다' 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사무국 관계자는 현대가 일부 서류를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라 현대측이 주장하는 순자산 부족액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실사 결과 자산초과 부채가 당초 입찰사무국의 발표보다 훨씬 큰 것은 당초 채권단이 기아의 기존 자산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기아채권단과 입찰사무국측은 이같은 현대측의 실사 결과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추가 부채탕감을 놓고 현대와 채권단간에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채권단이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 고 전제하면서 "현대가 제출한 실사 결과를 놓고 안건회계법인과 입찰사무국의 검증 절차를 거친 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 고 말했다.

또 지난번 기아자동차를 평가했던 안건회계법인 관계자는 "현대가 제출한 실사 결과는 안건이 조사를 끝낸 지난 6월말 이후의 부채까지 소급적용한 것으로 기간 차이가 있는데다, 기아의 자산을 실사하는 방법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한편 기아 입찰조건에는 '실사 결과 순자산 부족액이 채권단 발표 (5조1천억원) 보다 10% 이상 나올 경우 채권단과 추가 탕감 협상을 할 수 있다' 고 돼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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