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프로축구발전 '알찬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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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축구연맹이 12일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한 '프로축구 발전을 위한 공청회' 에는 국민의례가 없었다.

유상부 회장이나 정몽준 축구협회장 등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드는 귀빈들도 없었다.

그 흔한 치사나 격려사도 없었다.

각 구단 서포터와 지도자.심판.구단관계자 등 '진짜 축구를 사랑하는' 1백30여명만이 자리에 모여 오로지 프로축구의 앞길을 밝힐 궁리만 짜냈다.

이들은 올시즌 2백만 관중은 자발적으로 찾아든 것이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 는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따라서 모든 논의의 대전제는 그들을 어떻게 다시 축구장으로 모을 것인지에 집중됐다.

프로축구는 경기 자체가 상품인 만큼 승패를 떠나 내용부터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먼저 올시즌 도입된 골든볼제와 플레이오프가 흥미를 유발했던 만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경기 일정에 대해서 무엇보다 대표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프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팬들의 관심을 반감시키는 것이므로 대표팀 경기를 피해 일정을 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외에도 연고구단이 없는 1천2백만 서울 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나 변동이 심한 방송 중계 문제도 거론됐다.

정건일 사무총장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알맹이를 남기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고 말했다.

연맹이 오는 20일 이사회를 통해 이날 행사에서 수렴된 의사를 얼마나 반영할지 궁금하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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