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씨름왕대회 출전 코치남편·선수아내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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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남편은 코치, 아내는 씨름선수' . 지난 7일부터 나흘간 경북 문경시민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통령배 전국씨름왕선발대회에 부부가 코치.선수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순수 아마추어들만 참가할 수 있는 이번 대회 여자 60㎏ 이하급 충남대표로 출전한 장경미 (43) 와 손계원 (44) 코치가 화제의 주인공. 손코치의 권유로 씨름을 시작한 지 10년째인 장씨는 올해 신설된 여자 60㎏ 이하급 경기에서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매년 초반 탈락해온 장씨가 9일 경기에서 8강에 진출하자 이들 부부는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 않고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장씨가 4강 진출전에서 10년 연하 선수에게 힘없이 무너졌지만 손코치는 아내가 자랑스러운 듯 따뜻하게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고 이를 지켜보던 관중은 일제히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아내까지 모래판에 불러들인 손코치는 한때 이름을 날리던 씨름선수였다.

70년대 경량급 씨름선수로 10여차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충남 당진중 체육교사이자 씨름코치를 맡고 있다.

씨름에 대한 손코치의 각별한 애정은 손코치 가족을 충남도내 '씨름가족' 으로 만들었다.

손코치 외에 여자 60㎏ 이하급 충남대표 3명이 모두 손씨 가족이다.

지난 8월 도내 시.군 대표 16명이 겨룬 도대표 선발전에서 아내와 큰딸 지언 (인하대) , 처제 장정희씨가 1~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큰딸과 처제는 각각 시험과 결혼을 앞둬 이번 대회에 출전치 못해 아쉬움을 샀다.

손코치는 "씨름 덕분에 결혼한 지 22년 동안 부부싸움 한번 하지 않았다" 고 자랑했다.

문경 =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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