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팬들 PC통신서 인기스포츠 자리놓고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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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의 자리를 놓고 PC통신상에서 물러설 수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축구팬들은 그동안 '야구판' 이었던 스포츠 게시판에 수많은 축구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축구의 입지를 찾아 나섰다.

축구팬들의 노력은 성과를 거둬 지금은 야구와 축구가 팽팽해졌다.

이러다보니 이곳의 '여당' 격인 야구팬들과 축구팬들 사이에 알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개인간의 사소한 말싸움으로 시작된 다툼이 급기야 종목 우월논쟁으로 번졌다.

한 야구팬 (ID gookee) 은 '야구가 축구보다 훌륭한 29가지 이유' 를 게재했고 한 축구팬 (ID 인쉬알라) 은 '축구가 야구보다 훌륭한 10가지' 로 응수했다.

야구팬은 야구의 뛰어난 통계와 축구의 폭력성을, 축구팬은 축구의 세계성과 야구의 지역감정 등 장단점을 거론했다.

축구팬들은 또 언론의 야구 위주 보도태도와 축구 방송중계 소외를 예로 들며 "광복이전 일본이 한국의 명문고교에 야구부를 만들어 놓아 우리나라 엘리트들이 야구에 편향돼 있지만 이제 국민은 축구를 원하고 있다" 며 음모론까지 주장한다.

반면 야구팬들은 "인기있는 스포츠의 집중 조명은 당연한 것" 이라고 반박한다.

세계적으로 야구와 축구가 동시에 발전한 나라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키 어려우나 참고로 지난 10월 24일 동시에 TV중계된 야구 한국시리즈와 축구 플레이오프 시청률은 13%와 5%였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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