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테러…중동평화 게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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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동평화를 위한 와이밀스 협정 (10월 23일 미 메릴랜드주 와이밀스에서 양측 합의) 타결 이후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잇따른 차량 폭탄테러로 이스라엘측이 강경자세로 선회함에 따라 중동평화협상 이행이 또 다시 위협받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8일 팔레스타인과 체결한 영토 - 안보 교환협정의 승인을 논의하기 위한 내각소집을 무기 연기하는 한편 동예루살렘 남부 하르 호마 유대인정착촌 건설계획을 다시 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마이르 포루시 주택건설차관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하르 호마 지역 정착촌 건설을 위한 입찰추진 결정이 수일내 취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하르 호마는 귀속문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첨예한 분쟁을 빚고 있는 곳이다.

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신생국가의 수도로 정하겠다고 벼르는 지역이며 이스라엘에도 성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방침은 팔레스타인측에 와이밀스 평화협정의 정신을 파괴할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 자체도 부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가 이날 "하르 호마 지역내 어떠한 정착촌 건설도 위험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 이라고 경고한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강경파들의 갈등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강경파 10개 단체 대표들은 이날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모여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 헌장에서 반 (反) 이스라엘 문구를 삭제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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