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화제]'퇴직금 줄이겠다' 끝내 손든 산하기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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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말이 많던 정부 산하기관 퇴직금이 마침내 삭감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문예진흥원 등 일부 기관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퇴직금 삭감 합의를 이뤄낸 것. 관광공사의 경우 절감하게 된 퇴직금 규모만 약 64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국정감사장에서 여야는 국민이 낸 돈 (세금) 을 마구 끌어다가 퇴직금을 나눠갖는 공기업의 '돈잔치' 세태를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 문화관광위 정동채 (鄭東采.국민회의) 의원은 3년간의 추적 끝에 아예 18개 공공기관 퇴직금 내역을 낱낱이 파헤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들 기관에서 신 (新) 퇴직금 규정을 적용받을 경우 최소한 총 퇴직금의 54%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국민이 분통을 터뜨리고 여론의 비난이 고조되자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가 공기업이 퇴직금을 지나치게 많이 주지 못하도록 특별법 제정을 지시했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은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한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은 노사간 합의가 가장 확실한 대안인데, 문예진흥원 같은 곳에선 신 퇴직금 기준을 적용받기 싫으면 회사를 떠나도록 압박해 기준을 바꿨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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