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정무위-한남투신 의혹 집중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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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일 정무위의 증권감독원 국정감사에선 한남투신 부실사태에 대한 의혹 제기와 추궁이 잇따랐다.

나승렬 (羅承烈) 거평그룹 회장 등 3명이 증언대에 섰다.

의원들은 거평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탈법 의혹과 함께 감독기관의 안이한 감독태도를 질타했다.

이석현 (李錫玄.국민회의) 의원은 "회사 돈과 고객 신탁자산을 구분하지 않고 사금고처럼 운용하다 부실이 생겼다" 며 "자금유용을 일삼았는데도 증감원이 감독을 소홀히한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냐" 고 따졌다.

이인구 (李麟求.자민련) 의원은 "거평이 한남투신을 인수한 지난 3월 국내기업의 자금사정은 극도로 악화됐었다" 며 "계열사 확장보다 구조조정을 해야할 시기에 오히려 한남투신을 인수한 것은 거평의 위기극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 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남투신 처리과정에도 따가운 질책과 의혹이 쏟아졌다.

이 문제엔 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섰다.

김도언 (金道彦) 의원은 "인수 당일 저녁까지 당국과 기자들은 대한투신 인수를 기정사실로 했으나 그날 밤 전격적으로 국민투신으로 바뀌었다" 고 지적했다.

권영자 (權英子) 의원은 "부도 이후 5월 14일부터 고객 환매가 진정세를 보인 것은 호남지역 단체장들이 고객들에게 원리금을 보장해줄 것처럼 광고했기 때문" 이라고 추궁하면서 호남지역 도지사.시장.상공회의소장 등의 연명으로 된 신문광고를 증거로 제시했다.

權의원은 "대통령 경제고문인 유종근 (柳鍾根) 전북지사까지 광고에 참여한 것은 뭔가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羅회장은 "금융업을 처음 해봐서 어느 것이 고객 돈이고 어떤 돈이 회사 돈인지 잘 구분하지 못한 채 운영해왔다" 고 털어놓았다.

羅회장은 "금융업을 모르는 사람이 손을 댔다 무리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며 "금융업에 과중하게 투자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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