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목욕탕업주·이발사 '실직노숙자 사랑운동'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식사 해결도 힘든 노숙자들이 목욕 한번 제대로 하겠습니까. 회원 모두의 조그만 정성으로 알고 받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

대전시내 목욕탕업주와 이발사들이 '실직노숙자 사랑운동' 에 발벗고 나섰다.

김학원 (金學元.대전서구의원) 한국목욕업중앙회대전시지회장과 김창선 대한이용사회대전시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전시를 방문, 목욕쿠폰과 이발쿠폰 각 1백장을 내놨다.

대전시는 쿠폰을 동구성남동 '나눔의 집' 등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3개 노숙자숙식소를 통해 실직노숙자들에게 배포토록 했다.

쿠폰의 장당 가격은 목욕권이 3천원, 이발권은 6천원. 실직노숙자들이 각 협회 소속 목욕탕 (2백50여개) 과 이발소 (3백여개) 를 이용할 때 쿠폰을 내면 업소측은 각 협회에 월단위로 쿠폰을 제출, 요금을 일괄정산받게 된다.

김학원지회장은 "추위를 앞두고 몸과 마음고생이 심할 노숙자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이같은 기회를 마련했다" 며 "각 숙식소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계속 쿠폰을 발급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나눔의 집' 대표 유낙준 (兪樂濬) 신부는 "숙식소이용자들의 경우 시설내에 샤워장이 설치돼 있는데다 자원봉사자들이 수시로 머리를 깎아주기 때문에 그래도 나은 편" 이라며 "그러나 대전역 등에서 노숙하는 실직자들은 혜택을 전혀 받지못하는 실정이어서 이들에게 쿠폰을 나눠줄 계획" 이라고 밝혔다.

대전 =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