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신용은행주총 우여곡절 끝에 국민은행과 합병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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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민은행과 합병 추진을 위한 장기신용은행 임시 주주총회가 우여곡절 끝에 합병 승인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열린 주총에 대해 노조측이 변칙 처리라며 법적대응 불사방침을 밝히고 나서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장은 본점 9층 강당에서 열린 주총은 우리사주 자격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차지한 노조측이 정족수 확인을 주장하며 주총 진행을 가로막아 10여차례의 정회와 속개가 거듭됐다.

특히 노조는 최근 은행장이 주주들에게 합병을 강요하는 공문을 보내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끼친 만큼 은행장의 주총의장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오후 4시30분쯤까지 소란이 진정되지 않자 오세종 (吳世鍾) 행장이 합병 동의안을 78.1%의 찬성으로 처리한다고 기습적으로 선언해버렸고 노조는 행장과 임원을 강당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아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경찰의 중재로 사태가 더이상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절차상 문제를 둘러싼 마찰로 경영진과 노조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져 앞으로 합병 절차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게다가 장은 노조는 절차상 하자 속에 진행된 합병승인 주총은 결렬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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