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사랑이 다시 올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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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영화 '사랑이 다시올 때' (원제 Hope floats) 의 시작은 참으로 잔인하다.

어느날 친구 코니의 부탁으로 TV 인기 토크쇼에 초대된 주부 버디 (산드라 블록) 는 뜻하지 않게 코니와 남편으로부터 불륜의 사실을 고백받는다.

수많은 시청자가 보는 자리에서 참담한 배신을 당한 것이다.

자신을 추스르지 못하고 망가져가는 버디,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와의 눈물어린 재회, 어머니와의 충돌, 어린 딸과의 갈등, 어린 시절 친구 저스틴과의 만남…. 감독은 버디가 고향을 찾는 과정과 고향에서의 작은 일상들을 세심하게 포착해내는데 주력한다.

이 영화의 제작자 린다 옵스트가 밝히듯 이 영화엔 대단할 만한 사건은 없다.

하지만 한 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자기앞의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버디의 삶은 산드라 블록의 눈물을 자아내는 섬세한 연기로 애틋하게 그려졌다.

결국 절망에서도 희망을 찾게하는 가족의 힘을 역설한 부분은 조금은 진부하지만 그래도 영화에 체온을 더해준다.

영화 '버드' 에서 전설적이 재즈연주가 찰리 파커역을 맡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배우로 활약하는 포레스트 휘테커가 감독했다.

11월7일 개봉.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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