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들 석방 희망적” 클린턴 미 국무 2주전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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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두만강 인근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미국 커런트 TV 소속 여기자 두 명이 북한 경비병들에 의해 억류됐다. 한국계인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이었다. 커런트 TV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세운 국제 케이블 TV로 두 사람은 현지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 중이었다. 북한은 나흘 뒤인 2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억류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31일 “불법 입국과 적대행위 혐의로 두 사람에 대한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중앙재판소는 6월 4~8일 재판을 벌인 끝에 두 기자에 대해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실형)을 선고했다. 조선민족적대죄, 비법(불법)국경출입죄가 적용됐다. 미국인이 북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유나 리와 로라 링 사건이 처음이다.

미국은 6월까지 “인도적 차원에서” 두 기자의 석방을 요청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에 직접 사실상의 사과 서한도 보냈다. 두 기자가 북한 지역에 들어간 것을 사과하고 석방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억류가 길어지자 7월 10일 “두 기자와 가족들이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사면’을 촉구했다. 10일 뒤 클린턴 장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자 석방 문제가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2주 뒤 클린턴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기자의 석방 협상을 위해 방북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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