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방송 '서울입성'난항…규제 돌파에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지난 11일로 인천방송이 개국 1주년. 특집 프로들을 내보내며 자축 분위기를 띄웠으나 속사정은 편치 않았다.

우선 한 간부의 말. "내년 초면 4백억원의 자본금이 모두 바닥날 상황이다. " 자칫 은행으로부터의 돈줄마저 막힐 처지다.

유일 타개책인 서울 지역으로의 시청권역 확대는 곳곳에서 저항이 강하다.

서울 입성에 대해 아직 정치권과 문화관광부는 "수원 쪽으로 시청권역은 늘리는 것에만 동의" 하는 수준. 이에 대해 인천방송은 "방송사간의 자율경쟁만이 방송발전의 지름길" 이라는 논리를 내새우고 있다.

하지만 기득권을 가진 기존 방송사의 반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청와대와 총리실에 인천방송의 기자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것조차도 같은 차원이라는 지적이 나돌 정도다.

인천방송측의 항변. "다른 지역민방들이 거의 SBS 프로를 재송출하는 것과는 달리 1백% 자체 제작물이다.

그런 채널을 시민들에게 격리시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

결국 인천방송은 과거 방송정책의 실패로 인한 희생양이고 따라서 정부가 정책적인 배려를 해야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정부가 과연 책임을 시인하며 서울입성을 허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 경영난 타개를 위해 자본금을 늘리고자 해도 규제상태다.

현재 주식의 30%를 소유한 동양화학은 더 투자할 뜻이 있지만 규정상 30%이상 주식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주주들이 같이 돈을 대야 하는데 나설 사람이 없다.

대신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면 투자하겠다" 는 주주만 있을 뿐이다.

한때는 경기도로부터 "투자자를 끌어 들일테니 인천방송을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전체의 방송으로 재탄생 시키자" 는 제의도 있었다. 그러나 마땅한 투자자가 없어 이마저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