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차입찰 전망]포드-삼성 공조여부가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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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다시 4파전으로 돌아선 기아.아시아자동차 3차입찰에서는 미국 포드사가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1차입찰때 8조원의 부채탕감을 요구한 포드가 이번에는 어느 정도의 탕감을 요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삼성자동차가 이번 입찰에 앞서 포드와의 '막후접촉' 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양측 관계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도 주목된다.

이번 입찰이 현대. 대우. 삼성. 포드 등 4사간 경합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삼성 - 포드간 관계가 '경합' 이냐, 아니면 '공조' 냐에 따라 결과에 결정적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2차입찰때는 불참했던 포드가 이번에 참여한 것은 입찰방식이 바뀐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이번 입찰에서는 1, 2차때와 달리 응찰업체로 하여금 부채탕감액을 제시케 해 가장 적게 요구한 곳에 높은 평점을 주기로 했다.

특히 최소탕감을 요구한 곳과 다음업체간에 7천억원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는 무조건 낙찰자로 선정된다.

때문에 유찰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포드로서는 이같은 조건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자신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해 입찰할 수 있는 만큼 굳이 참여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기아의 최대주주 (지분율 17%) 인 포드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1차때 제시했던 부채탕감 요구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써 낼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단독인수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국내업체와의 공조를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가능하다면 포드와의 공조를 통한 기아 회생을 희망해 왔다.

실제로 삼성 고위관계자가 지난주 미국 포드 본사를 방문해 이번 입찰과 관련한 모종의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사전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있었다.

일단 포드가 단독으로 응찰함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되던 '삼성 - 포드 컨소시엄' 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드가 "어느 업체와도 입찰에 공조하지 않겠지만 낙찰자가 선정되면 협의는 할 방침" 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삼성이 기아의 새 주인이 될 경우 사후협조 가능성은 큰 것으로 보인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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