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디 총리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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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루이지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은 9일 의회의 불신임을 받은 로마노 프로디 총리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에 앞서 프로디 총리는 이날 실시된 의회의 불신임안 표결에서 찬성 3백13표, 반대 3백12표로 신임 확보에 실패했다.

이날 불신임안은 내각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실업자.빈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집권당의 중도좌파 연정 (聯政) 인 '올리브 나무 동맹' 에 참여해 왔던 공산재건당 소속 상당수 의원들이 프로디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 찬성쪽에 가세함으로써 통과됐다.

이날 하원표결에 앞서 공산재건당의 지도자 파우스토 베르토노티는 "프로디 총리의 예산안은 실업자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지난 50년간 기민당이 추구해온 정책을 답습하려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두번째로 긴 집권기록 (28개월) 을 세우며 국정을 이끌어온 프로디 총리가 물러남에 따라 이탈리아는 당분간 과도정부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프로디 총리가 다른 연정을 구성, 다시 총리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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