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미국산 쇠고기 먹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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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와대 구내식당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식재료로 쓴 쇠고기는 5779㎏이었다. 이 중 미국산은 1961㎏으로 국산(682㎏)보다 2.88배 많았다. 하지만 미국산보다도 많이 쓴 쇠고기는 호주산(3136㎏)이었다. 모두 청와대에 대한 국민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이다.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실은 2일 “올 1~7월 정보공개청구가 109건 있었다”며 “그중 가장 많은 7건이 쇠고기에 대한 정보청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산 쇠고기를 많이 구입한 데 대해선 “분기별 식자재 납품 입찰 시 수입 쇠고기는 원산지 구분 없이 당시 가격 경쟁력과 조달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청와대 구내식당 메뉴에 이처럼 관심이 쏠린 것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촉발됐던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보인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 ▶대통령기록물 생산 현황(6건) ▶업무추진비 내역(5건) ▶전기 사용량과 요금(4건) ▶상·하수도 사용량과 요금(3건) 등에 대한 공개청구도 많았던 것으로 연설기록비서관실은 집계했다. 이 중 올 상반기 청와대의 업무추진비는 연간 예산 46억9126만원의 47%인 22억617만원이었다. 또 청와대의 전기 사용량은 6378㎿h(6억8200여만원)였고, 상·하수도 사용량은 15만2647t(1억9600여만원)이었다고 공개했다.

특이한 정보공개청구도 많았다고 한다. “청와대 내에 골프장이 있느냐” “대통령 정례 라디오 연설의 청취율은 얼마인가” 등이었다. 이들 청구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은 각각 “없음”과 “파악하고 있지 않음”이었다. 이 밖에 “○○신문과 XXXX뉴스 출입기자 숫자가 어떻게 되느냐” “내가 예전에 대통령과 찍었던 사진 사본을 구할 수 있느냐” 같은 다소 엉뚱한 정보공개청구도 있었다고 한다. 연설기록비서관실은 “109건의 청구 중 청와대 업무 특성상 55건(50.5%)에 대해서만 정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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