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불교음악 직접 작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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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세종대왕이 불교음악을 직접 작곡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학계.종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범훈 (朴範薰) 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가 세종이 직접 작곡한 범패 (梵唄) 의 곡명과 가사를 김수온 (金守溫) 의 '사리영응기 (舍利靈應記)' 에서 발견한 것. 이 책 17쪽에는 '또 친히 새 음악 앙홍자지곡 등 7곡을 지으셨으니 그 악장 (가사) 은 귀삼보 등 아홉이 있다 (又親制新聲仰鴻慈之曲…其樂章則有九曰歸三寶…)' 고 기록돼 있다.

불당을 옮기는 과정에서 체험한 신비한 감응을 기록한 행사보고서로 세종의 작곡 동기와 악기편성.작품명.가사가 상세히 기록돼 있는 '사리영응기' 는 세종 32년 (1450년) 초주갑인자 (初鑄甲寅字)에 목각판본을 섞어 인쇄한 책으로 지금까지 동국대 중앙도서관에 소장돼왔다.

'앙홍자지곡 (仰鴻慈之曲)' '발대원지곡 (發大願之曲)' 등 7곡의 음악은 세종30년 내불당 (內佛堂) 을 인왕산 자락으로 옮긴 후 거행한 봉안법회에서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된 것으로 작자 미상의 '귀삼보 (歸三寶)' 등 9종의 가사를 사용했다.

45명의 악공이 29종의 악기를 연주했고 10명의 창자 (唱者) , 10명의 집화무동 (執花舞童) , 2명의 집죽간자 (執竹竿子) 를 포함해 모두 67명이 참가한 대편성의 공연이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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