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앞 상가 '관광명소' 개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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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화여대앞 상가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쇼핑장소로 떠오르면서 '쇼핑환경 개선' 을 추진하는 상인.구청과 '교육환경 보전' 을 주장하는 이화여대가 갈등을 빚고 있다.

주로 의류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가게 2백여곳이 몰려있는 서울서대문구대현동 이화여대 정문앞 상가엔 96년부터 싸고 개성있는 의류를 구입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둘 찾기 시작, 지난해부터는 일본.대만의 단체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현재 하루 평균 3백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쇼핑객들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가 주차할 마땅한 공간이 없는 등 쇼핑환경이 부실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인회와 서대문구는 이곳을 '외국인 쇼핑 1번지' 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쇼핑환경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다음달 문을 여는 구 (舊) 서대문형무소 공원 공개에 맞춰 서대문형무소 공원~이화여대 상가~아현동 웨딩.가구상가~봉원사로 이어지는 쇼핑관광코스를 개발, 홍보에 나설 계획. 특히 이대앞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 도로변 등에 공용주차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측은 학교.교수.학생 모두 "교육환경을 악화시킨다" 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보사는 최근 주간교수의 의견을 담은 취재기자 칼럼을 1면에 게재하고 "이미 상업문화에 찌들어 교육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마당에 쇼핑타운화가 웬 말이냐" 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화여대 이종선 (李鍾善) 기획차장도 "더이상의 상권 개발에 반대한다는 게 학교측의 공식적인 입장" 이라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쇼핑타운화 작업을 저지하겠다" 고 밝혔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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