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은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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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다음번 '콘클라베' (교황 선출회의)에서 간택될 차기 교황은 누구일까. '파파빌레' (교황감) 로 거론되는 인물은 여러명이다.

하지만 귓속말로만 오르내리고 있다.

'공식후보와 선거운동이 없는 서방세계의 유일한 선거' 가 바로 콘클라베인 탓이다.

차기 교황은 너무 젊지 않고 너무 이국적이지 않은 추기경 가운데 한명이 될 거라는 게 막연하지만 일반적 관측이다.

비 (非) 이탈리아 출신 현 교황이 금세기 최장수 재임을 기록한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밀라노 교구의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71) 대주교가 가장 유력하다.

가톨릭계 진보적 평화주의자들 모임인 산테지디오 그룹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더 오래 장수하면 제노아 교구의 디오니지 테타만치 (64) 주교가 연령상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상 '부 (副) 교황' 역할을 수행중인 안젤로 소다노 (70.교황청 사무국장) 추기경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능통한 외국어를 바탕으로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고 있으나 너무 부지런해 따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게 흠이라는 얘기도 있다.

볼로냐 동성연애자들의 '천적 (天敵)' 이란 별명이 붙은 초강경 보수주의자 지아코모 비피 볼로냐추기경, 현 교황이 염두에 두고 있다는 카밀로 루이니 (68)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피렌체 교구의 실바노 피오바넬리 (74) 추기경 등도 거론되고 있다.

결정적 요인은 언제 있을지 모를 다음번 콘클라베의 분위기가 진보와 보수 어디로 기우느냐다.

외국인으로는 브라질 출신의 모레이라 네베스 (73) 추기경이 있다.

제3세계 교단을 대표하면서도 이탈리아화된 추기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병인 당뇨병이 문제로 지적된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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